광주 충장로 축제의 '그때 그 시절'

광주 충장로 축제의 '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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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광주 충장로 축제의 '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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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 옆에 바로 자리한 친구들의 얼굴은 벌겋게 익어서는 빨간 사과 같았고, 멀리 있는 친구들은 추워 푸릇푸릇 풋사과 같았다





★..."선생님! 무슨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요."

"어디서 나는 냄새니?"

"와~ 여기 난로에 올려진 도시락에서 나는 냄새 같아요."



그때가 국민학교,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일 것이다. 조개탄으로 난로를 피우고 2교시가 지나면서 난로에 드리워진 철망가에는 가지런히 도시락을 쌓아 놓았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당연히 누룽지도 먹을 수 있지 않았던가. 고작 일 주일에 한 번 있는 점심시간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생생하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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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일러스트가 투박해 보여도 그 안에 철수와 영희가 있어 좋다





★...여름방학 공부. 이는 듣기만 해도 유독 가슴 설레게 하는 학습물이 아니었던가. 고대하던 방학식 날이 오고 선생님이 나눠 주시는 여름방학 공부 책을 받으면 그 책에서 맡아지는 냄새가 어찌 그리도 상큼하면서 마음을 들뜨게 했던지.



그렇게 방학식을 치르고 나면 여름방학공부 책 한 권만 달랑 겨드랑이에 끼고서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마음이 무슨 해방을 맞은 날 같았다. 물론 마음 한켠에는 통지표를 어찌 내밀어야 하나, 하는 고민 아닌 고민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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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보이는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금성 텔레비전은 여느 집이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투박하게시리 텔레비전에 문을 왜 달아 놓았는지.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이렇게 책상머리 앞에 결의문이나 목표 같은 것을 써서 한 번쯤이라도 붙여 놓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방도 두 개도 아닌 단칸방에서, 책상도 큰 것도 아닌 책상다리 해서나 쓸 수 있는 그런 책상이고, 그마저도 없으면 아예 밥상을 용도에 맞게 책상 구실까지 떠맡기지 않았던가.



그렇게 앉아서 공부할 때면 아버지께서는 옆에서 지켜 보시며 신문 보시고, 어머니는 바느질이나 내일 밥상 위에 내놓을 나물들을 다듬고는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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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쓰다가 틀리기라도 하면 연필 꽁무니에 달린 지우개로 벅벅 지워 다시 쓰곤 했다





★...70년대 국민학교를 다닌 세대들은 다 있을 것이다. 공책 맨 앞 장의 이면지까지 줄을 그어 사용했던 기억이. 실제로 그랬다. 앞만 했겠는가, 맨 뒤 장의 이면지까지 사용하지 않았던가. 그것도 선생님께서도 직접 검사까지 하셨으니.



더불어 몽당 연필이 한두 개씩은 꼭 있어야 했으며, 혼식으로 30% 정도는 기본으로 보리가 들어 앉아 있어야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폐품도 내지 않았던가. 적어도 신문지 50장 정도의 분량을 꼬박꼬박 이고 지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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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많이 들이치는 밤이면 창호문 앞에 군용 담요 같은 것을 치고 자곤 했다.





★...지금처럼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그 시절의 한옥은 흔히 말하는 위풍도 심해 방 안에서도 두툼한 트레이닝 같은 옷을 입어야 했다. 잘 때는 당연히 솜이불을 덮어써야 했고, 그래서 방 안에는 늘 이불이 깔려 있었다. 그것은 온돌의 온기를 식게 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혹여 아버님이 늦게 들어 오시는 날이면 이불 밑 아랫목에는 늘 주발로 된 밥 한 그릇이 고이 자리하곤 했다.



도심에서는 흔하지 않았지만 그 때 시골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었다. 다름아닌 방 안에 신주단지 모양으로 구석에 잘 챙겨진 요강 말이다. 하긴 잠결에 변소를 가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뒷간을 가는 것이었으니 칠흙 같은 어둠에 춥거나 덥거나 하면 얼마나 고생이었을까. 급할 때는 더한 것도 봤으니 그 이상은 더 말하여 무엇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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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부뚜막에 걸터 앉아서는 다 찌그러진 국자로 달고나를 만들어 먹곤 했다.





★...집이 단칸방이면 부엌은 그 옆에 덤으로 그냥 붙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심한 곳은 부엌도 한데에 나앉아 있기까지 했다. 달랑 미닫이 창호문을 중심으로 그 앞으로는 조그맣고 기다란 툇마루가 붙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간신히 찬장을 세워 놓았다. 반대편 왼쪽으로는 풍로를 올려놓아 아궁이에서는 밥을, 풍로에서는 국을 끊여서 내놓아야 했다. 혹여 눈이나 비라도 들이치는 날이면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온전히 다 맞아야 했다.



그리고 보니 '찬장'!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다. 지금과 비교해 보면 그 조그만 찬장에 과연 뭐가 들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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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친구들은 회수권을 꼬깃꼬깃 접어서는 차장에 얼른 던져주고 내리기도 했다.





★...내가 회수권이란 것을 처음 사용한 것은 중학교를 올라가서다. 마냥 천진난만하게 운동장으로 동네 골목으로 쏘다니다가 어엿하게 검정 교복을 입고 다닌다 하니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했겠는가. 게다가 늘 친구들과 모여서 학교를 걸어만 다니다가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게 되었으니 약간의 흥분과 함께 두려움이 일기도 했다.



그때의 회수권은 10장이 한 묶음으로 고이 접어서 수시로 잘라내서 사용하거나 규격에 맞게 제작된 철판에 고무가 달려 있어 밀어올려서 사용할 수 있게 나온 것들도 있지 않았던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차장이 버스문 옆을 탕탕 치며 "오라이~"하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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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깎다가 끄덕끄덕 졸다 보면 어느새 내 머리는 상고머리가 되어 있었다.





★...60~70년대에 서울 한복판하고도 종로 5가에 대성이발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발소가 있었다. 그곳에는 의자 십 여개 정도가 놓일 정도로 꽤 큰 이발관이었는데 그곳에서 나는 곧잘 머리를 깎았다.



자리에 앉을 때는 국민학교 시절이라 빨래판 같이 생긴 것을 사진과 같이 괴고 앉았다. 그리고 흰 보자기를 두르고는 바로 바리깡으로 어린 수박 같은 내 머리를 잡고는 서걱서걱 자르기 일쑤였다.



그리고 나면 면도를 해야 한다며 난로에 걸린 연통에 비누 거품 묻힌 것을 쓱쓱 비벼서는 뒷목에 미적지근한 느낌과 함께 서늘한 면도날이 춤을 추었다. 그 다음 머리 감는 곳으로 가면 난로 위에 있는 드럼통에서 데워진 물로 조리대에 찬 물과 더운 물을 반쯤 섞어 감겨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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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탄재로 총싸움 놀이라도 할 때면 서로에게 던지며 놀기도 했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에 어머니께서 가끔 심부름을 시킬 적이 있었다.



골목 밖 구멍가게에 가서 두부 한 모 사오라는 그런 심부름.



겨울 같이 해가 짧을 때는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하는가 싶다가도 금방 밤의 장막이 일렁이고는 했다.



그럴 때면 할 수 없이 으슥한 골목을 지나치기 마련이다.



그런 그 골목 어귀는 가물가물 졸고 있는 듯한 골목 가로등이 어느새 희미한 불빛을 내비추고, 그 가로등 밑으로는 세면으로 규격되어진 쓰레기통과 그 옆에 따로 자리한 허연 연탄재들,



그도 모자라 쥐님들이 내 발자국 소리에 서로 놀라서는 가던 길에서 숨을 멈추고, 쥐들도 놀라서는 후다닥 쓰레기통 뒤로 꼬리를 감추었던 기억들이 희미한 가로등 불빛처럼 다시 생각나곤 한다 [염종호(haewoong) 기자]





■▶ [자료출처 : http://www.ohmynews.com

Comments

dirstreet
엇 이말투, 거리말툰데...,
외국에서 살다온 캔슬이, 캔슬이네 하녀살던 필터랑 툴
그리고 캔슬이네 사촌들인 폰트(얘들 식구는 종류도 다양했지)들...., ㅎ ㅎ 
니와토리
ㅋㅋㅋ 잼있으셔~emoticon_091 
신리
갱신이라는 아주 차캰놈도 이써여~~ㅋ 
명랑!
영희는 '편지다발'님이고 철수는 누갸? emoticon_003
민호도 있고... 동수는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ㅋ~
quark에선 '양호'랑 '유실'이랑 '수정'이랑 살고...(횡설 수설~) 
★쑤바™★
철수하고 영희는 있는데..
동수는 어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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